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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독후감

[남아 있는 나날] 나의 삶을 돌아볼 기회

by Palbang ming 2021. 9. 10.

남아 있는 나날 (출처:교보문고)

제목 : 남아 있는 나날
저자 : 가즈오 이시구로
출판 : 민음사
출간 : 2010.09.17.

남아 있는 나날

- 나의 삶을 돌아볼 기회

 

 책을 읽는 내내 스티븐스의 삶을 지켜보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다. 위대한 집사로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인생의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스티븐스가 내린 선택들은 저절로 한숨을 나오게 만들었다.

 

 책의 결말에 다다르는 부분에서 벤치 옆에 앉은 노인은 스티븐스에게, 이제 하루의 일은 끝냈으니, 저녁을 즐기라고 한다. 노인이 떠난 후 스티븐스는 노인이 했던 이야기를 긍정하지만, 그가 긍정의 의미로 생각해낸 것은 패러데이 주인장에게 인정받을 만한 농담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이렇게 허무함과 답답함을 한껏 안겨준 채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렇게 책이 끝나자,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스는 그렇게 살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말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삶을 살아간다.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스티븐스에게는 '집사'로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스티븐스의 삶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었지만 이것은 오히려 나의 삶을 스티븐스와 같이 살지 않게 해 줄 기회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읽은 소설 <데미안>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어떤 인간을 증오한다는 것은 그 인간을 통하여 자기 자신 속에 숨어있는 무엇인가를 증오하는 거야. 우리들 자신 속에 없는 것이 우리를 흥분시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니까." 이 구절에 동의하는 입장으로써, <남아 있는 나날>을 읽으며 나를 한 숨 쉬게 만들었던 스티븐스의 행동이나 생각들은, 사실 나 자신도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예로, 업무에 몰두한다는 이유로 주변인과 짧은 시간조차 내지 못하는 것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적기에는 너무 많은,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스티븐스의 삶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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